독일어 강좌

교회 절기에 관사가 붙지 않아서

snooker 2012. 11. 12. 04:25

 

Ich fahre zu Ostern nach Hause. (zu 생략 가능) 
An Weihnachten werden wir auf den Wein achten.

위의 표현이 독일인들에게는 아무런 불편이 없지만,
문법 따지기 좋아하는 한국인들에게는 조금 답답할지도 모릅니다.
절기들의 성(Genus) 과 수를 알 수가 없기 때문이지요.


원래 Ostern, Pfingsten, Weihnachten 등 교회 절기는 복수형이었습니다.
Oster, Pfingst, Weihnacht 등 단수처럼 보이는 건 접두어로 쓰이지요.
zu(r) Weihnacht 라는 표현이 드물게 눈에 띄기도 합니다만...

이들이 복수형으로 사용된 이유는 아마도 Ostersonntag, Ostermontag 등
이틀에 걸쳐 행사가 이루어졌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그런데 이 역시 세월이 흐르면서 바뀌었습니다.
현대 표준 독일어에서는 이들을 중성 단수형으로 규정 짓습니다.
행사는 이틀이지만, 절기의 의미는 '단 하나' 인 까닭입니다.
두 주일에 걸쳐 행해지는 Oktoberfest 역시 Neutrum-Singularform 이지요.

Hast du ein schönes Ostern gehabt?
Pfingsten ist schon längst vorbei.
Weihnachten fällt in diesem Jahr auf einen Freitag.

그러나 남부 독일과 오스트리아, 스위스에서는 옛 용법을 여전히 따릅니다 :

Diese Ostern gehe ich überall auf Eiersuche.
Was macht ihr nächste Pfingsten?
All die schönen Erinnerungen an die vergangenen Weihnachten...

-------------------------

자, 여기서 또다시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들이 계시는군요.
"카드에는 다르게 적혀 있던데..." 라면서...

Frohe Ostern!
Fröhliche Pfingsten!
Gesegnete Weihnachten!

'Wunschformel' 즉 기원문에서는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옛 복수형이 그대로 쓰입니다.
하나의 'Formel' 로 고정된 것이지요.

혹 누군가 용기가 있다면, 올해 'Frohes Weihnachten!' 을 시도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