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임이 같거나 비슷한 두 단어를 구태여 구별해야만 하는 상황은
여러 단어를 새로 배우는 것보다 때로 더 복잡하고 성가십니다.
독일 친구들에게 묻더라도 그들은 대체로 어법이나 문법에 무관심하기에,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니 더욱 답답하지요.
제목에 쓰인 weil 과 da, da 와 weil 이 바로 이런 경우라는 데 대해
많은 분들이 고개를 끄덕이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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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 또는 weil 로 시작되는 부문장을 Kausaler Nebensatz 라고 부릅니다.
이유를 제시하는 부문장입니다.
Weil (Da) ich kein Geld habe, kann ich nicht einkaufen gehen.
Da (Weil) er krank war, blieb er zu Hause.
위의 문장에 쓰인 weil 과 da 는 Subjunktion 입니다.
Konjunktion 의 일종으로, 부문장을 구성하는 접속사지요.
위의 두 문장에서는 첫 단어 weil 과 da 를 서로 바꾸어 쓸 수 있습니다.
그러면 weil 과 da 는 과연 언제나 서로 교환이 가능한 ‘똑같은’ 단어일까요?
유감스럽게도 그렇지는 않습니다.
schlagen 과 prügeln 이 똑같은 뜻을 가진 단어임에도,
아래 1 번 문장과 2 번 문장이 똑같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
1. Es hat gerade 12 Uhr geschlagen. (옳은 표현)
2. Es hat gerade 12 Uhr geprügelt. (옳지 않은 표현)
사실상 weil 과 da, 둘 중 하나를 마음대로 골라 쓸 수 있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하지만 da 는 일상생활에서 weil 만큼 두루두루 쓰이지 않습니다.
습관 탓이기도 하겠지만,
da 의 쓰임이 명확히 제한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몇 가지를 보기로 들어 보도록 하지요.
첫째, warum 이나 weshalb 로 시작되는 질문에 대한 대답입니다 :
“Warum rufst du mich nicht an?”
이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Weil ich keine Zeit habe.” 는 보편적이지만,
“Da ich keine Zeit habe.” 는 어색합니다.
둘째, 주문장에 deshalb 등의 부사가 놓인 경우입니다 :
Er hilft mir deshalb, weil er Geld braucht.
이 역시 위와 마찬가지로, weil 대신 da 를 쓰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원래 weil 은 독자적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Hauptsatz 의 구성을
염두에 두고 등장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었)습니다.
즉, warum (darum), weshalb (deshalb) 를 항상 생각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런 이유에서...
문맥상 weil 대신 da 를 쓰는 게 자연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납득이 가는 일" 이 이유로 등장하는 경우입니다.
Da die Kirche über 500 Sitzplätze hat, sind noch genügend Karten zu haben.
연관된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는 뻔한 내용이니까
구태여 "Warum?" 하며 의문을 가질 필요가 없는 거지요.
하지만 말을 할 때, 위의 원칙을 따지고 생각한 뒤 표현하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겁니다.
그러기에 현대에는 weil 이 두루 사용되며, 더구나 반란까지 일으키고 있습니다.
weil 이 정식 Konjunktion 인 denn 의 자리를 넘보게 된 겁니다.
즉, weil 이 denn 처럼 Hauptsatz 형태를 구성합니다. 비록 Umgangssprache 에서만 허용될지라도...
“Ich fahre nicht, weil es regnet zu stark."
da 의 쓰임이 weil 에 비해 현저히 적은 또 다른 원인은,
'널리 알려진, 누구나 아는 사실' 을 이유로 설정할 경우에만 da 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기 때문입니다.
<보기>
Da Rauchen und Trinken der Gesundheit schaden,
warnen viele Ärzte dav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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