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점심부터 챙기고 민들레 캐러 나가려 합니다.
마당 잔디밭 말고, 푸성귀 키우는 텃밭에서 자란
진짜 '잡초 민들레'만 캘 거예요.

누군가의 점심 :
감자 샐러드
텃밭 푸성귀와 열매 조금
레겐스부엌 소시지
달걀 부침

스누커의 점심 :
초밥
아보카도
달걀 부침
고추냉이 소스
간장
(투명 그릇에 담았더니
아래에 깐 보자기가 보여요)

누군가가 자기도 아보카도 달라고 하기에
반 개 썰어 줌

이번에는 민들레 김치 소개합니다 :

지난 번에는 김치가 어떤 맛으로 태어날지 알지 못해서,
시험 삼아 조금만 담가 봤어요.
뜻밖에, 혹은 뜻한대로 맛이 아주 좋습니다.
특히 한국에서 사먹던 것과 달리,
전혀 달지 않아서 먹기 좋아요.

이번에는 두 배 넘게 캐왔어요.
아직도 텃밭에 잔뜩 남았습니다.
텃밭 민들레만 캐더라도
김치 공장을 차려야 할 정도...

대충 씻어서 다듬어요.
이번에는 손을 아끼려고 작은 칼을 꺼내
칼등으로 손질을 합니다.

까맣던 뿌리가 하얀색으로 바뀌고,
잔털도 쉽게 다듬어집니다.

뿌리와 줄기 사이도 깨끗하게 정돈할 수 있어요.
칼등으로 다듬으니 참 편해요.
시간도 훨씬 덜 걸리고...

뿌리 비교 :
왼쪽 건 올여름에 처음 싹 튼 거고,
뿌리가 굵은 건 두 해나 세 해 묵은 걸 겁니다.
굵은 뿌리에서는 여러 포기가 한꺼번에 나와 자라요.

굵은 뿌리를 잘랐어요.
안에 심지가 보이지요.
이 심지는 어마어마하게 질겨요.
밧줄로 쓸 수 있을 정도...

심지를 감싼 부분은 맛이 참 좋습니다.
연하고 고소해요.
튀겨 먹어도 맛있다고 하네요.

다듬은 민들레를 일단 소금물에 담가 절입니다.
이번엔 쓴 맛이 좀 더 빠지라고
하룻밤 그대로 둘 겁니다.
민들레가 떠오를지도 몰라서 접시로 눌렀는데,
고들빼기와 달리 안 떠오르더라구여.

다음날 아침~!

민들레가 잘 절여졌어요.

흙이 남지 않도록 헹구어 썰어서
다시 헹군 다음
체에 받쳐 물기를 뺍니다.
그 동안에...

밀가루풀을 쑤어야죠.
(밀가루 두 큰술에 물을 넉넉히 붓고
저어가며 끓임)
** 찹쌀풀이 아니고 밀가루풀인 이유 :
텃밭에 흔해빠진 잡초를 구태여 비싼 찹쌀로...??
라는, 스누커의 얄팍한 속셈

대파를 썰고

생강과 마늘을 까서 다집니다.
이 두 가지는 고춧가루, 멸치액젓과 함께
밀가루풀에 섞을 거예요.

고춧가루 통이 필요해서 몇 년 전에 딱 한 통 샀어요.
지금 들어 있는 건 다른 고춧가루입니다.
오른쪽 오징어표 멸치액젓은
똑같은 상표로 두 가지 크기가 나오는데,
맛 본 결과,
작은 병에 든 게 훨씬 맛깔스럽습니다.
작은 병은 밥상용,
큰 병은 부엌용인가 봐요.

어떤 분 가로대,
이 타일랜드 멸치액젓이
아지노모도 같은 화학적 인공 조미료 범벅이라고...
그런데 스누커는 그 말 안 믿습니다.
멸치가 자연 상태로도
나트륨 글루타마트 같은 감칠맛을 내거든요.
성분표에도 멸치, 소금, 설탕이라고만 적혀 있어요.

이제 준비한 재료 다 넣고 버무립니다.
젓가락이나 주걱 등으로 휘적이면 맛이 그다지...
손으로 섞어야 맛이 살아나요.
수술용 얄팍한 장갑을 끼고
한 올 한 올 느껴가며 버무리면 됩니다.
(젓가락으로도 해 봤습니다만,
맛 차이가 어마어마~!)

이틀 가량 놔뒀다가 먹을 겁니다.
따끈한 밥과 함께~!
Ich kann's kaum erwar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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